[최은지의 커피브레이크] 98%물의 비밀, 사랑을 담아라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 있을 것이다. 파전만 보면 대학교 때 친구랑 비 맞으며 먹던 맛이 생각나서 친구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카레만 먹으면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게 생각나서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그 음식에 스토리가 담겨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 맛과 향은 사라지지만 그 속에 있는 스토리는 오래도록 가슴속에 남아 뇌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기억을 상기시킨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음식들은 공통적으로 정성과 사랑이 담긴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과 사랑이 담긴 음식은 그것을 만들거나 전해준 사람의 마음이 스토리에 더해져 오래도록 남는다.
심지어 커피 한 잔에도 이런 정성과 사랑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 보통 아메리카노나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은 98% 정도가 ‘물’이다. 커피라고는 겨우 2%에 불과하다. 바로 이 98%의 물에 비밀이 담겨있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을 보면 감사, 사랑 등의 긍정적인 말을 물에게 해주면 물 결정체가 아름답게 변하고 미워, 바보 등 부정적인 말을 하면 결정체가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커피 한 잔을 내릴 때도 사랑, 감사, 존경하는 마음을 담으면 그 커피를 담은 물은 아름다운 결정체로 바뀔 것이고, 미움, 시기, 질투, 비난의 마음을 담으면 그 커피의 물은 일그러질 것이다. 그런데 그 결정체만 바뀔까? 정말 신비로운 것은 결정체의 모양이 맛으로도 드러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결정체의 물은 맛있는 물이 되고, 일그러진 결정체의 물은 맛없는 물이 되어 마시는 사람에게 전해진다. 그래서 그 음료를 마시는 사람에게 물에 담겨진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초겨울의 추위가 몸을 움추러 들게 하고, 가슴을 시리게 하는 요즘이다. 이럴 때 가까운 이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담은 따뜻한 차 한 잔 그리고 음식을 대접해 주는 것은 어떨까. 그에게는 차의 맛, 음식의 맛과 함께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져 스토리가 되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 커피컬럼니스트 ‘최은지'(ivy58@naver.com)